발렌시아가. 케링(Kering) 그룹의 명품 라인업 중 하나이자, "오뜨 꾸뛰르"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이죠. 이 브랜드를 만든 크린스토발 발렌시아가가 "더이상 패션의 시대가 프레타 포르테의 시대로 가는 것을 나는 못참겠다!" 란 이유로 은퇴를 해버렸을 정도로 꾸뛰리에, 그리고 "오뜨 꾸뛰르" 정신을 강조하는 이 회사는 최근 몇년간 부침 아닌 부침에 시달렸습니다.
아무래도 발렌시아가를 케링 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만들게 된 것은 소위 "PC주의" 라고 하는 "Political Correctness" 의 분위기에서 촉발되어 버린 "마른 모델 퇴출" 이 첫번째였습니다. 같은 케링 그룹 내에서도 그래도 "프레타 포르테" 정신이라던가, 트렌디함을 강조했던 브랜드들은 이런 PC주의, 페미니즘 등의 이슈에 맞춰서 "Love Yourself" 혹은 "내 몸 사랑하기 (Love my body)" 식의 캠페인을 전개했지만 아직도 "오뜨 꾸뛰르" 정신에서 옷에 모델을 맞춰야 한다의 모토가 있는 발렌시아가는 그러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일단 케링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모델들을 콜렉션에 세웠지만, 그럴수록 "발렌시아가의 정체성"은 퇴색이 되어버릴 뿐이었죠.
그리고 그 다음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건드려 버렸다는 것이 큽니다. 2022년의 발렌시아가의 광고가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죠. 이거는 발렌시아가와 케링그룹의 너무 뼈아픈 실책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나마 한국 내의 발렌시아가 매장이나 한국쪽 SNS에서는 논란이 생긴 직후라 치워졌긴 하지만 그래도 브랜드의 인지도 치명타는 피할 수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아이러니 한것은 바로 그 작년인 2021년 발렌시아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패션쇼를 못하게 된 것을 오히려 이용하여 "심슨가족과의 콜라보 패션쇼" 라는 광고 프로모션을 내세워서 2021년 광고쪽으로는 상을 쓸어담았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결국 2023년 초에 와서도 소아성애 관련해서는 민감한 캐나다 쪽에서는 아직도 "불매운동" 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는 이 발렌시아가는... 어느 한 팬메이드 작품으로 인해 의문의 "떡상"을 하게 되는데요. 바로 어느 한 크리에이터의 패러디 작품 때문이었습니다.
평소에도 AI 그림 중 하나인 "미드저니" 를 통해서 각종 컨텐츠를 만드는 "Demonflyingfox" 라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갑자기 해리포터의 캐릭터들에게 발렌시아가의 옷을 입혀버린 것인데요. 그리고 이 위에 AI 아바타 영상을 만들어주는 "스튜디오 D-ID" 와 AI 음성 솔루션인 "일레븐랩스" (한국에서는 타입캐스트나 네이버 크로바더빙이 더 유명하지만...) 를 사용하여 만들었다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것들을 만드는 베이스 데이터는 "ChatGPT"로 만든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것을 하는 방법을 다 풀어헤치면 복잡하니, "프롬프트정글" 측에서 강좌로 정리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ChatGPT Plus (일반버전의 GPT-3보다 Plus 유료구독판에서 쓰는 GPT-4가 더 확실한 결과를 내어준다 합니다) 를 써서 해리포터 캐릭터 중에서 10명을 추리고, 그 10명에게 "90년대 발렌시아가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보여준 착장 중에서 그 캐릭터들에게 어울리는 착장이 어떤것인가"를 알려달라 합니다.
- 그리고 그것을 미드저니 디스코드 챗봇 시스템으로 그대로 가져가서 이미지를 추출 후 업스케일 명령을 한번 더 내려 영상에 쓸 수 있는 고화질로 추출한 이미지파일을 만들고
- 해리포터에 출연했던 몇몇 배우들의 인터뷰 (특히 BBC 인터뷰 같은거) 에서 목소리를 추출한 뒤, 그 음성파일을 일레븐랩스의 "인스턴트 AI 보이스“에 넣고, 원하는 문구를 넣어 다시 프로그래밍 한 후
- 스튜디오 D-ID (유료구독모드로 해야 워터마크가 없어진 형태로 출력된다 합니다.) 에서 미드저니로 만든 이미지파일 + 일레븐랩스에서 프로그래밍한 AI 보이스 음원파일을 같이 넣고 입이나 얼굴을 움직이는 영상 출력 (목소리가 없는 경우에도 눈 깜빡임이나 얼굴 움직임을 세팅해서 출력)
그리고 이렇게 모은 것을 사람이 최종 편집하면 된다는 반은 기계 + 반은 사람의 손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래도 사람이 직접 모델을 선임해서 모델에게 옷을 입히고 촬영을 하고, 후시녹음을 돌리고 했던 방식보다는 "많이 돈을 절약할 수 있다!" 라는 것을 강조하더군요. 실제로 억대의 모델을 쓰는 것보다 그냥 ChatGPT Plus와 스튜디오 D-ID 유료모드를 구독하는게 더 싸게 먹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시도들을 몇번 했던 적이 있습니다. 네이버에서는 실제로 배우 유인나씨의 AI보이스를 만들고, 클로바 AI와 파파고의 AI자동번역 시스템등을 동원하여 "영어 해리포터 원서를 번역하여 읽어주고, 그거에 관한 서평까지 간단하게 하게 해주는 것"을 시연한 바 있죠.
이에 더 떠서 MBN에서는 "AI뉴스"라고 하여 김주하 아나운서를 아예 "AI 버추얼 휴먼"으로 만들어서 뉴스 영상을 만들기도 했을 정도로 한국에서도 이런 AI를 이용하여 컨텐츠를 만드는 시도가 자잘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기술의 발전이 아주 좋고 재밌는 일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닌데요, 이미 외국에서는 이런 AI 합성 기술을 이용한 가짜뉴스 (특히 트럼프 관련해서...) 가 만들어져버린 일이 있었고, 그 외에도 ChatGPT의 기술 발전에 대한 위험성 문제가 대두되어, 일부 국가에서는 이런 AI 기술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보자면,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는 정말 "양날의 검" 이라고 생각합니다. 좋게 쓰면 아주 재밌는 컨텐츠를 만든다거나 인류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나쁘게 쓰면 정말 한없이 악용이 가능 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죠.
"편리하고 좋은 기술" 과 "언젠가는 인류를 위협할 인공지능"이라는 의견들 사이에서, 인간의 고민은 한없이 커질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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