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삼성전자는 어닝쇼크 소식을 발표 했었고 이 소식은 여기서도 한번 다뤄드린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고 나서 비슷한 시기에 삼성은 뉴스를 하나 더 발표합니다. 이건 그래도 주주들 안심시키기용(?) 이면서도 다음 갤럭시 시리즈의 청사진과도 같은 무엇인데요.
음... 삼성과 AMD의 협력에 대한 이야기는 2019년부터 나온 이야기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아예 이번에 공식적으로 "그래픽 설계 자산 분야 파트너쉽"을 맺은 것인데요. 정확하게는 "삼성의 차기 엑시노스 칩에 AMD RDNA가 들어가는 것"이 일단은 표면적인 이야기 이긴 합니다.
이렇게 된 것은 이번 갤럭시 S23 울트라 이야기가 다소 불가피할 거 같습니다. 삼성의 경우 예전에는 엑시노스 AP에 ARM의 말리 GPU를 썼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최근 제품에야 아예 퀄컴과의 제휴생산으로 스냅드래곤 AP 에 퀄컴 아르데노 GPU로 바뀌면서 게임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는데요 (특히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안드로이드 버전 권장사양이 대놓고 "삼성 갤럭시 S23 이상" 이라고 못을 박았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ARM의 말리 GPU는... 아주 예전이야 "쓸 게 없어서" 썼다지만 퀄컴이 AMD로부터 일부 기술을 사와 그것을 "아르데노"로 바꾼 후부터는 (아주 예전에는 AMD 이미지온이라 불렸습니다.) 스냅드래곤+퀄컴 5G 통신칩과 세트로 묶여서 5G 스마트폰과 게이밍용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필수요소가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특히 갤럭시 S23 울트라가 그렇죠.)
문제는 이제 삼성의 엑시노스 AP입니다. 삼성이 결국엔 엑시노스를 봉인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이 GPU 문제였습니다. 거의 말리 GPU에 유저들이 멸칭 아닌 멸칭은 다 가져다 붙일 정도로 게이밍 성능이 너무 안좋았고, 결국 노트20을 기점으로 아예 스냅드래곤으로 전격적으로 가버리는 단초를 제공합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드디어 그 엑시노스에 AMD 라데온 RDNA를 붙여서 스냅드래곤과 비슷하게 삼성전자 자체 개발 5G 칩셋+엑시노스 AP 세트를 위한 큰 그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AMD 입장에서도 삼성이 필요했던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GPGPU 부분입니다. AMD가 엔비디아 대비 유일하게 약한 분야가 바로 이 GPGPU입니다. 엔비디아는 이미 CUDA 기능을 테그라 칩에 넣었기 때문에 테그라 AP를 쓴 게임기였던 닌텐도 스위치는 이 CUDA를 이용한 버추얼 콘솔 에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했었고, 엔비디아는 아예 거기서 더 나가서 "ARM 시스템을 이용한 AI 연산 보드"인 젯슨을 이미 상용화 시켰습니다.
문제는 AMD는 아주 최근에 와서야 GPGPU 기능이라 할 수 있는 ROCm을 발표했고 (이전의 VideoCore와 최근까지 쓰던 CDNA를 합쳐버린 거라 보시면 됩니다.) 일단 엔비디아 대비 밀려버린 부분을 따라 잡아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죠.
이 부분에서는 나름 삼성과 AMD의 이해관계가 맞았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삼성 입장에서도 AI 관련 기술의 향상을 위해서라도 ROCm 도입은 필요 했긴 합니다. 왜냐면... 아무래도... 어... 삼성 입장에선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는 경쟁사...
애플 때문이기도 합니다. 애플의 M칩은 이미 자체 AI 연산 NPU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유저들에게 와닿는 이야기. "이렇게 하면 도데체 다음 갤럭시엔 뭐가 좋아집니까?" 라는 질문이 나올거 같긴 합니다. 제일 직관적인 것을 하나 이야기 하자면
.....AI 그림을 다루시는 분들에게는 아주 대환영 할만한 소식입니다.
애플의 경우 아이패드의 M1/M2 칩이 있을 경우 스테이블 디퓨전이라 하는 AI 그림을 쓸 수 있습니다. <Draw Things> 라는 어플이 그것인데, 스테이블 디퓨전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이야기할 것이긴 하지만, AI 그림 그리시는 분들에게 있어서 워낙 유명한 이 솔루션을 아이패드에서는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안드로이드 쪽에서는 그게 조금 힘들었습니다. 제일 큰 이유는 "아직은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폰과 태블릿은 ARM Mali를 쓰고 있고, 그건 GPGPU와는 거리가 먼 물건" 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퀄컴에서 MS에 공급할 ARM 서피스를 위해서 아르데노에 나름 GPGPU 기능을 넣었긴 하지만 (이걸 퀄컴에서는 퀄컴 AI Stack 이라 합니다.) 애플 대비해서는 아직 시작인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제조사들 입장에선 스냅드래곤 칩셋은 단가가 ARM 대비 센 것도 나름의 리스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ROCm 은 이미 리눅스 시스템 한정으로는 스테이블 디퓨전을 이걸로 돌리는 연구가 개발자들을 통해서 어느정도 진행된 감이 있고, 일단 퀄컴 AI Stack과는 다르게 AMD가 ROCm을 오픈소스로 풀어놓아서 (OpenGL로 알려진 크로노스그룹의 참여사가 AMD기도 하고 이걸 오픈소스 버전으로는 OpenML이라 합니다.) 퀄컴 대비 제조사들 입장에서도 로열티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었죠. 그렇기 때문에 엑시노스 AP에 라데온 그래픽 탑재가 공식적으로 된 후의 갤럭시는 이런 AI 그림을 아예 삼성 자체 어플 등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바로 다음 좋은 점은 "게이밍"일 것입니다. 어쩌면 "게이밍 전용 갤럭시 태블릿" 이 나올 수도 있다는 여지를 주게 됩니다. 지금 현재 이 부분은 엔비디아 테그라 칩셋을 쓴 엔비디아 쉴드 라던가, 닌텐도 스위치에게 파이를 내준 부분이 있었는데, 삼성과 AMD가 드디어 "제대로 된 게이밍 제품"을 낼 수 있다는 여지를 주었다고 봐도 될 거 같습니다. (아예 대놓고 삼성의 스마트 TV에 게이밍 기능이 들어가거나 하는 엄청난 발전의 여지도 함께 있다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아무튼, 삼성전자는 위기를 맞았고, 그래서 결국 "AMD와의 제휴"라는 청사진을 내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건 다음 갤럭시의 큰 변화가 될 거 같습니다. 물론... 당장은 아니라는 것이 좀 많이 아쉬운 부분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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