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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현씨의 IT

앰프하면 다 아는 회사, 마샬이 다른 곳으로 간다? 그런데?

by EH0401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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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Verge를 읽다가 신기한 기사가 떠서 그거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아무래도 악기같은거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신기해할 소식이긴 할겁니다. 바로, 마샬 (Marshall Amplification) 인데, 새로운 곳에서 인수를 한다 합니다.

 

Marshall, the iconic amp manufacturer, is being acquired by Marshall speaker maker Zound

The licensee becomes the acquirer.

www.theverge.com

마샬 앰프라 하면... 저는 특히 어릴때부터 기타와 베이스를 치고 했던지라 저에게는 "꿈의 무언가"로 불린 앰프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일렉기타 치는 분들이라면 지미 헨드릭스가 살아있을 시절 소위 "이로 기타 뜯기" 퍼포먼스를 할때 같이 했던 앰프가 마샬 앰프일 정도로 유명하고, 이 회사가 1962년에 만들어졌으니 올해로 무려 60년이 된 앰프 회사인 거죠.

그런데, 이 회사가 인수한 곳이 재밌습니다. 바로 "Zound"라는 회사인데, 회사 이름만 들으면 "아니 웬 듣보잡 회사인가?" 인가 싶지만, 이 회사의 브랜드는 여러분도 알고 있는 바로 그 브랜드입니다.

바로 "어반이어스"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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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어반이어스"와 마샬이 무슨 접점이 있어서? 그냥 음향기기 회사라서? 라고 하기에는 접점이 참 재밌는데요. 마샬은 2009년까지만 해도 악기용 앰프 및 공연장용 스피커를 주로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음악이나 음향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쪽의 수요는 제한적입니다. 공연장이라던가 음향 스튜디오, 우리나라라면 아무래도 아이돌 기획사나 락, 힙합 전문 레이블 회사나 전문 녹음실 정도에서나 적당한 수요가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마샬 앰프는 이때 당시에 시장 파이를 다른 회사에 많이 뺏겼던 상황입니다. 바로 "UCC 열풍"으로 인해 집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소위 "홈레코딩"으로 음악작업을 하는 인디뮤지션들이 늘어났지만, 먀살에서 취급하는 앰프는 큰 단위의 앰프가 많았고, 오히려 그 수요는 "앰프 시뮬레이터" 내지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생산하는 Line6 나 스테인버그, IK나 프리소너스,네이티브 인스트루먼트(NI) 등이 가져간 상황이었고, 특히 이 중에서 스테인버그와 Line6는 후에 야마하가 인수를 하면서 마샬 입장에서는 사업 확장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샬은 결국 "컨슈머용 음향기기" 즉 블루투스 스피커나 PC스피커 등의 작은 소출력의 음향기기를 만들 수밖에 없었는데, 마샬은 큰 형태의 진공관, 트랜지스터 앰프류를 만들 수 있는데 비해 작은 형태의 앰프를 만들진 못했던 터라 일종의 OEM (주문자 부착상표 생산)을 하게 되는데, 그게 당시에는 신생회사였던 Zound 였던 것이죠.

마샬 액톤3, 아마 블루투스 스피커 추천목록에 이게 많이 올라와있죠? (출처-신세계 S.I Village)

Zound는 자체 상표인 "어반이어스"를 2009년에 만들면서도 사이드로는 마샬의 브랜드를 2010년에 라이센스 하여 생산했고, 이것은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투자였던 것입니다. 특히 마샬 브랜드 블루투스 스피커는 우리나라에서도 소장용이나 선물용으로도 많이 팔리는 물건 중에 하나이고, 어반이어스도 A/V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도 백화점 등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어반이어스의 Boo 블루투스 이어폰 (출처-어반이어스 공식 홈페이지)

그러다보니 아예 2023년에 전격적으로 Zound와 마샬은 합치게 된 건데요. 일단은 Zound는 Marshall Amplification을 인수는 하되, 회사 자체에서 마샬 가문의 지분율을 24%로 정하고, Zound와 산하 어반이어스는 "Marshall Group" 이라는 통합 회사 안에 들어가는 형태가 되는 것이라 합니다. Zound의 현재 CEO가 곧 새로 출범할 마샬 그룹의 CEO를 동시에 맡는 형태라 하는군요.

솔직히 이런 흐름이 음향 기기 매니아들에게는 아주 놀랄만한 뉴스는 아닙니다. 이미 오래전에 비슷한 M&A를 보여준 곳이 바로 "로지텍"인데요. 로지텍은 컴퓨터용 주변기기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마이크 제조 회사인 Blue Microphones와 음향기기 제조회사인 Ultimate Ears 를 인수한 전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랬더니 최근에는 아예 제이버드와 스트림랩스까지 인수한 로지텍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되면서 컨슈머 음향기기 업계는 애플/삼성전자(하만이 삼성전자) 가 일종의 탑티어 상태에서 그 밑에서 야마하/로지텍이 벌이고 있던 구도에서 어반이어스가 추가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음향기기 매니아들에게는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좋은 일이긴 합니다. 물론 악기 매니아인 저에게는 마샬이 더이상 "기타-베이스 앰프 전문 회사"가 아니게 된 것은 약간은 아쉬운 일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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