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제 아이패드를 보고 주변 분들이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와, 그거 어떻게 구한 거예요?”라고 하면 저는 “아 이거 그 리퍼브샵 찾다가 구했어요…”라고 합니다. 솔직히 신품으로 장비를 구할 수 있으면 좋죠. 그런데 가끔은 ’ 음, 좀 싸게 구할 수 있나?‘라는 질문 내지는 ‘흠, 급하게 쓸 장비가 필요한데’ 싶은 질문이 나올 겁니다.
그럴 때 보통 저는 이용하는 데가 “리퍼비쉬 샵” 그러니까 리퍼브샵이긴 합니다. 그러나 미리 알려드리자면, 만약 여러분이 “AS가 꽤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면 리퍼브샵을 확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뒤에 이어서 말하겠지만, 애플 장비가 그런데, 리퍼브샵에서 애플 장비가 입고가 잘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장비에 애플케어 보증기간이 묶인 경우가 많다”라서, 이거를 보완해 줄 별도의 “케어 프로그램”이 있지 않으면 애플 쪽 장비, 그러니까 아이패드-아이폰-에어팟-애플워치는 리퍼브 제품으로 냅다 사기는 그렇습니다. 단, 그래도 정말 이 장비를 급하게 구해야겠다 하는 경우에는 그래도 AS가 중요하다 느끼지 않을 분들이 많으니 일단 이 점은 한번 짚어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하죠.
보통 리퍼브, 즉 리퍼비쉬 제품을 제가 어릴 때는 소위 “공장 B품”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니까 보통 쓰는데 품질은 문제가 없지만, 공정 상에 흠집이나 그런 것들이 있다거나, 패키징에 문제가 있다거나, 혹은 그냥 가전제품점에 전시진열용으로만 공급했던 제품들인 것입니다. 물론 애플에서 내는 “리퍼제품” 같이 아예 애플의 AS 정책같이 그냥 “비상용 제품 교환”을 위해 만든 새 제품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애플이 진짜 특수한 케이스고, 대부분은 그런 출하하기 애매한 정도지만, 그래도 팔 수는 있는 물건을 리퍼비쉬 제품이라 부르고, 최근에는 쇼핑몰에서 한번 팔았다가 반품된 제품도 리퍼비쉬로 취급해서 재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을 아는 분들에게 리퍼브 제품의 장점은 그거긴 합니다. 싸고, 그리고 대체로 현재 판매 중인 (in Stock) 제품이니 일단 직접 픽업을 해서 받아가는 거로 하면 바로 투입이 가능한 장비를 의미합니다. 물론 이게 IT 제품이나 카메라 등의 광학기기뿐만 아니라 다른 생활용품들에도 해당이 되어서 좀 알뜰하게 생활용품을 쓰고 싶은 분들도 이걸 이용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일단 ”IT 쪽이나 영상장비 쪽“ 한정으로 일단 이 이야기를 좁히는 측면에서 보면, 리퍼브샵 자체는 뭔가 양날의 검이긴 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그렇고, 제조사 입장에서도 그렇습니다. 이게 진짜 ”중고품의 딜레마“ 같은 것인데, 제조사 입장에서는 그래도 재고물량을 털어내는 거니 좋은 게 아닐까… 싶지만, 제조사들은 도리어 신품의 발매주기를 최근엔 많이 줄여버리는 편이라 리퍼비쉬가 많이 나오는 것은 아주 좋은 것은 아닙니다. 소위 ”팀킬“이 일어나는 거죠. 만약 구제품 중에 평가가 좋은 편인게 리퍼로 풀렸다 생각하면 (특히 삼성 제품들이 그렇습니다. S23이 진짜 잘 나온 편이라 S24 신품보다 오히려 S23 공기계나 리퍼브 제품을 사람들이 많이 인기가 있는 경우…) 신제품은 정말 대놓고 팀킬을 당한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솔직히 요즘은 대형 업체들은 리퍼브몰에서 제품을 구하기가 좀 힘들어졌습니다. 오히려 당근이나 번개장터 등에서 개인 소매점에서 ”재고 처리용 “으로 내놓는 게 더 구하기는 쉬운 편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다만 이쪽은 정말 신품의 재고처리 판매라서 리퍼브 개념과는 좀 다릅니다.) 하지만 그래도 정말 여기를 뒤지고 뒤지면 괜찮은 것을 구할 수는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한번 제가 주로 찾는 리퍼브샵을 보여드리면서 이야기를 해보죠.
나에겐 너무 익숙한 리씽크(RE:Think)
리씽크는 2019년 즈음에 생겼습니다. 일단 뭐 라디오광고를 많이 했던 거로 기억하는군요. 그런데 제가 여기를 주로 뒤졌던 것은 한 2020년 즈음이었던 거로 기억합니다. 그때는 코로나19 사태 중이었고, 각종 재고품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때 약간 저도 일종의 “하이에나 모드”가 되었던 거 같은데, 그때는 정말 리씽크에 IT 장비 하나는 괜찮은 게 꽤 많이 들어왔던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재고품이나 진열품을 파는 곳이라는 특성상 보통 코로나19 시기 때는 정말 재고가 신품보다 더 물량이 넘치던 때였으니까요.
참고로 이 아이패드 프로 M1도 아마 2022년 초 즈음이었나 구했던 거로 기억합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안 있어 아이패드 프로 M2가 나온 것은 좀 씁쓸하긴 했는데 (M2 아이패드가 2022년 10월 즈음에 발표되어서 12월에 한국에 출시했으니까요) 그래도 M1 아이패드, 그리고 M1 맥북, M1 맥미니는 여전히 “현역”이라 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물건이라 (물론 진짜 명기라 칠 수 있는 것은 M2 긴 합니다) 거부감이 없었고요. 그리고 오래된 아이패드 미니 4를 애플스토어에 트레이드인 처리를 하면서 소액으로나마 애플 상품권으로 값을 돌려받았기 때문에 (그나마 이거도 오래전 이벤트 상품으로 받았던 아이패드 미니 4라 저는 오히려 공돈을 벌은 케이스…) 그거로 이제 케이스 사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만 요즘은 리씽크 쪽에서는 애플 장비를 구하기가 좀 “애매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애플이 애플케어플러스 정책도 바꾸고 하면서 (보통 애플케어플러스는 “구매하면서 세트로” 하게 되는 편이라) 리퍼브 제품은 AS에서 불리해진 측면도 있고, 이제 애플은 대체로 “애플스토어를 통해서” 유통을 하는 직영점 체제가 갖춰진 상황이기 때문에, 그만큼 소매점이나 대형마트에 푸는 물량이 줄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대형마트나 백화점도 재고를 엄청 들여놓지 않았고, 이것은 리퍼브샵으로 재고처리되는 물량도 적어졌다는 의미를 가지면서 이제는 애플장비를 구하기 위해서 리씽크를 가긴 애매해졌지만… 그래도 만약 당신이 쓰겠다는 제품이 삼성 제품이라면, 오히려 여기는 진짜 괜찮은 곳이긴 합니다.
그리고 거주지가 “서울권이라면 “ 엄청난 장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픽업이 가능하다 “라는 겁니다. 저는 보통 “개봉동 리씽크”라고 외워두긴 하는데 대충 서울한영대학교 근처로 가면 조금 작은 빌딩에 있는데, 보통 모든 제품까진 아니고, 일부 제품 중에 픽업을 신청하면 하루 내지 이틀 뒤에 직접 찾아가면 됩니다. 예전에는 바로 픽업이 되었던 거 같은데, 이건 정책이 좀 바뀐 거 같습니다. 물론 그래도 택배로 받는 게 더 편한 건 사실입니다. 단, 정말 급할 때 수령을 받아서 해결도 가능하다 정도긴 합니다.
11번가 리퍼블리 / 오늘의집 리퍼마켓
솔직히 리퍼브샵이 “아는 사람들만 알던” 것에서 요즘은 아예 11번가나 오늘의집 같은 전문 쇼핑몰에서도 대놓고 “리퍼상점”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기존에 11번가나 오늘의집을 쓰던 분들이라면 오히려 이쪽이 좀 더 접근성 자체는 괜찮다는 장점이 있는 편입니다. 그러나 단점은… 이쪽은 좀 더 “생활용품” 의 리퍼비쉬 제품에 좀 집중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러니까… 결국 디지털장비를 구한다 하면 결국 삼성 쪽 장비가 아니면 뭔가 특출난 걸 구하기에는 좀 애매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쯤 되면 베스트바이가 한국에다 아이폰 리퍼브 제품 영업을 해도 될 것만 같잖아요…)
그래도 딱 하나 좋은 점이 있다면 - 대충 반품정책은 11번가나 오늘의집의 반품정책을 그대로 따른다는 점입니다. 이게 좀 무시 못하는 게, 물론 리퍼비쉬 제품은 급한 대로 쓰는 제품 느낌이 강하니 굳이 이걸 반품까지 하는 사람이 있나 싶은데, 어쨌든 반품을 하고 싶다 하면 그냥 다시 택배 통해서 반품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일단 “다양한 페이 결제 내지 쿠폰이 적용되는 제품“ 도 있다는 게 포인트긴 합니다. 애초에 리퍼브 제품이니까 한번 할인을 했는데 쿠폰으로 또 할인하는 게 되니까요.
(좀 어처구니없긴 하지만 애플 장비 한정으로…) 쿠팡 애플 브랜드관
그런데 최근에 한 가지 변수가 있긴 했습니다 바로 “쿠팡에서 애플장비를 팔면서” 이긴 한데요. 아까 위에서 리씽크나 11번가, 오늘의집 리퍼마켓에서 애플 장비의 입고가 줄어든 이유가 여기에 있긴 있습니다. 왜냐면… 쿠팡 애플 브랜드관에서는 다소 재고품에 가깝긴 하지만 “아무튼 아이패드 M2를 에어로나마 정식으로 취급”을 합니다. 즉 맥북까지는 아니어도 아이패드 M2 제품을 그래도 당근/번개장터 소매점 재고품까진 아니어도 그럭저럭 싸고 빠르게 구하고 싶다 하면 결국 여기로 가는 게 요즘은 낫다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렇게 된 이유는 바로 쿠팡에서 따로 만든 “쿠팡케어 with Apple”입니다. 이게 좀 쇼킹한데, 아예 이 수리보증의 보험이 “애플이 취급하는 보험과 완전히 똑같은” 규정과 완전히 똑같은 보험취급사 (AIG에서 이걸 담당합니다.)라는 점에서 대신 “한국에서만 수리를 받아야 하는” 제한 사항 정도만 있는 제품인데, 어차피 아이패드가 굳이 해외 출장지에서 애플스토어 지니어스바를 갈 일이 있는지는 저도 써본 입장에서는 정말 애매한 마당이었던지라 (그냥 한국 직영수리받아도 잘해줍니다.) 결국 “애플코리아가 그냥 쿠팡하고 협약해서 재고처리를 여기로 일원화시킨 걸까?” 란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케어 보험이 된다는 거까지도요…)
그리고 여기의 제일 무서운 점은 “로켓배송” 이 무조건 된다는 게 큽니다. 참 이게 복잡한 무언가인데, 결국 전국에 있는 쿠팡맨 기사님들의 노고(…)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이 참 아스트랄한 기분을 안겨주긴 하는데, 아무튼 시키면 ”바로 그다음 날“에 장비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게 제일 클 겁니다. 리씽크 등에서 재고품을 픽업받는 거도 결국 하루 내지 이틀이 걸려서 가서 받거나 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국 ”또이또이 한 “ 무언가가 된다는 게 크지만, 아무튼 2024년 기준으로 애플 장비를 좀 저렴하게 구하겠다면 여기가 맞는 거 같습니다.
(참고로 이거 절대로 그 쿠팡파트너스 링크 이런거 아닙니다(…))
정리하면서…
어쨌든 이렇게 해서 제가 보통 장비를 구할 때 들르는 ”리퍼브샵“ 을 이야기해 봤습니다. 음… 요즘은 이 ”리퍼비쉬 제품“ 이 불티나게 팔린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제 사람들이 신제품을 사기를 굉장히 버거워한다는 의미기도 하고요. 보통 ”리퍼비쉬 샵“의 제품 공급원이 ”어떠한 가전매장의 재고가 지나치게 많이 생겼거나, 아니면 가전제품점이 없어지면서 그 잔여재고가 간다 “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게 참 2024년 한국 경제가 상당히 개판이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해서 참 씁쓸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제 저처럼 ”전문적으로 “ 뭔가를 해야 하는 입장에선 여기만큼 급한 대로 장비를 수급하기 좋은 곳도 없는 건 사실입니다. 물론 신제품을 아예 안 쓰는 건 아닙니다. 애플 같은 경우엔 아예 ”애플 비즈니스 서비스“를 저희 사무실에 영업하셨을 정도니까요… 그러긴 하지만, 이게 사람이 마음이 급해지면, 그래도 좀 빨리 구할 수 있는 것, 그래도 좀 싸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마음이 가는 건 사실인 거 같습니다. (이게 결국 ‘코스트 다운’의 딜레마잖아요.)
그래도 생활용품을 구할 때는 오히려 리퍼비쉬샵이 어쩔 땐 더 나은 경우도 있다는 걸 알려드리면서, 다른 이야기로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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