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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현씨의 IT

테트리스와 냉전 말기의 이야기 - 애플TV 오리지널 무비 '테트리스'

by EH0401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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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애플TV에 아주 특이한 오리지널 무비가 나왔습니다. 먼저 예고편 영상부터 보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애플TV 오리지널 무비 <테트리스> 예고편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테트리스 저작권 분쟁 사건" 인데요. 1984년, 당시 소비에트 연방의 컴퓨터 기술자, 알렉세이 파지노프는 러시아의 전통 퍼즐인 "테트로미노" 를 이용한 컴퓨터 게임, 바로 테트리스를 만들게 됩니다. 테트리스는 1984년 6월에 나왔고, 이후 IBM PC용으로 만들어져서 이게 영국에 배포가 되는데, 영국에 배포가 되니 바로 미국에도 배포가 되었고, 테트리스는 이후 영국과 미국의 사람들에게 "인기 게임"이 됩니다.

솔직히 2023년의 현재도 그냥 하고 싶게 만들어지는 테트리스...

그리고 이야기는 이 테트리스가 미국에 퍼지고 난 후의 1987년부터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1987년 말미, 이 테트리스는 소련에게 있어서 일종의 "전략 무기"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테트리스를 서방과 제3세계에 판권을 팔아서 국고를 충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정작 알렉세이 파지노프에게는 제대로 된 로열티가 지급되지 않은 채, 테트리스의 판권은 그저 소련 공산당에 의해서만 좌지우지 될 뿐이었습니다.

그런 파지노프에게 기회가 생깁니다. 다행히 1988년의 여름, 서울 올림픽이 열리면서 "손에 손잡고"로 대표되는 냉전 종식의 계기가 시작되며, 테트리스는 1988년 12월에 닌텐도의 게임기인 패미컴용으로 처음 나오게 됩니다. 이 때 중요한 인물이 한명 더 등장하는데, 바로 "행크 로저스" 라는 사람이었죠. 이 사람은 원래 닌텐도와는 상관없는 BPS라는 게임회사의 대표였지만, 그가 원래는 다른 게임의 판촉 영업을 위해 갔던 1988년 1월의 CES 행사에서 IBM PC판 테트리스를 보고 그만 "뿅가면서" 테트리스를 아시아에 들여오자! 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아시아의 게임 회사들을 찾아다니게 되죠.

그리고 드디어, 아시아에 보급하고 싶다는 회사가 나타납니다. 바로 닌텐도였죠. 그러나 문제는 당시는 아직 냉전 중이었고, 당시 소련과 일본은 쿠릴열도에 관련한 문제로 외교적으로 그리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테트리스를 일본에 들이겠다는 닌텐도의 제안에 소련 측에서 난색을 표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또 태클을 거는 회사가 나타납니다. 바로 IBM PC용 테트리스의 판권을 가지고 있던 아타리였죠. 이야기는 이 사이에서 테트리스의 판권을 모아서 닌텐도에 팔려는 행크 로저스와, 그 협상에 참여하게 된 알렉세이 파지노프, 그리고 그 사이에 낀 소련 공산당(그리고 KGB) 그리고 아타리와 미국 정부(와 CIA), 그리고 닌텐도 사이의 그 첨예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 이 사건의 중심 인물인 "행크 로저스"는 테런 에저튼이 맡았습니다.

물론 실제 역사의 부분에서 조금의 각색은 있다고 실제 인물들인 알렉세이 파지노프와 행크 로저스가 밝힌 만큼 영화의 내용과 실제 역사와의 차이를 대조해가면서 보면 굉장히 흥미로울 겁니다. 물론.... 결말은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만큼 "냉전 종식"이 거대한 스포일러가 된다는 함정(...)이 있긴 하지만요.

(1991년 냉전이 끝나면서, 알렉세이 파지노프는 미국으로 이주 후 귀화까지 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의 OST입니다. 바로... 에스파가 메인 테마곡을 불렀다는 사실이죠.

일단 테트리스의 그 브금을 리메이크 했습니다(...)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테트리스'는 미국시간 3월 31일, 한국시간 4월 1일부터 업로드되어 애플TV 구독자들은 아이폰,아이패드와 맥 내 애플TV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SKB 애플TV+ 셋톱박스 이용자들은 TV로 따로 볼 수 있습니다.) 테트리스라는 게임 너머의 냉전의 마지막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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